활동소식[더공부5기_시즌1] 차별/불평등 X 기록 4/14(수) 이야기 손님 : 홍은전 인권기록활동가

관리자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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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공부5기_시즌1
차별/불평등 X 기록 

4/14(수)7-9시, 온라인 Zoom

이야기 손님 :  홍은전 인권기록활동가


타인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이고 더 자세히 보려고 애쓰고 작은 것이라도 깨닫기 위해 노력하려는 기록활동가와의 만남!!

참고도서 : 그냥, 사람(봄날의 책, 2020)

함께 준비하는 더공부를 위해 참고도서를 읽고, 초대하는 이야기 손님에게 하고 싶은 ‘질문’ 또는 '책속의 인상 깊었던 문장' 을 모았습니다.

그냥, 사람(봄날의 책, 2020) 속 인상 깊었던 문장 그리고 질문

p.26~27 : 사람들은 차별받은 사람과 저항하는 사람을 같은 존재라고 여기거나 차별받았으므로 저항하는 게 당연하다고 쉽게 연결 지었다. 하지만 나는 차별받는 존재가 저항하는 존재가 되는 일은 전혀 자연스럽지 않으며 오히려 순리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차별받으면 주눅 들고 고통받으면 숨죽여야 한다. 그러라고 하는 게 차별인 것이다. 모두가 침묵하고 굴종할 때 차별은 자연현상이 된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저항을 시작한다....그런 존재 하나를 지켜내고 그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싸울 수 있게 만드는 일은, 말하자면 온 우주와 맞서는 일이다....나는 그들이 부디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싸우는 사람이 사라졌다는 건 세상의 차별과 고통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라 세상이 곧 망할 거라는 징조이기 때문이다.

  • [질문1]  짧은 이야기의 끝에 "무력함을 견디며 쓴다.", "부끄러움을 견디면서 쓴다."라는 문장이 와 닿았습니다. 단순히 '쓴다'는 한정된 행위가 아니라 '산다'라는 말로 읽혔습니다. 저 역시 그런 기분이 들 때 사는 것이 무의미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은전님은 그런 순간을 어떻게 견뎌내시나요? 깊은 무력감과 부끄러움에 압도당할 때 잘 헤어나올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p.48 :  무력함을 견디며 쓴다. 

p.59 :  이곳 광화문까지 오는 데 15년이 걸렸다. 우리는 2001년 '이동권을 보장하라'며 중증장애인들이 맨몸으로 막아섰던 그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여기까지 왔고, 2007년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한강대교를 네 발로 기어 쟁취해낸 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해 여기까지 왔으며, 2009년 '탈시설 권리'를 요구하며 시설과 세상 사이의 아득한 낭떠러지에 놓았던 그 징검다리를 딛고 여기까지 왔다. 무지개를 만나려면 비를 견뎌야 한다. 나는 그것을 저항하는 중증장애인들 속에서 천천히 몸으로 배웠다. 

p.69 :  이들은 변덕스럽게 범람하는 강가의 사람들. 작은 파고의 변화에도 삶이 통째로 휩쓸린다. 이 위태로운 삶에도 나름의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이 약하기 때문에, 바로 그 약함을 고리 삼아 강력한 연대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 그들이 지키려는 것은 수많은 장애인들의 목숨이기도 하지만, 또한 자유와 평등, 협력과 연대처럼 인류가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키고자 했던 아름다운 가치 그 자체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서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이 참혹한 시대에 여럿이 함께 사회적 몸을 이루는 활동지원제도란 그 자체로 하나의 상징이다.

  • [질문2] 책을 통해 만난 은전님은 '아프고 뒤틀리고 상처받은 몸'을 통해 세상을 읽고 배우고 고쳐나가시는 것 같아요. 앎에 그치지 않고 함께 사회적인 몸을 이루고 더디지만 큰 진보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분처럼 느껴졌어요. 저는 무력함과 분노는 자주 느끼지만, 대체로 그런 감정은 쉽게 제 겉몸을 타고 미끄러지더라고요. 아마 제가 누군가와 연대하는 몸(저는 이몸을 '좋은 몸', 이 분들을 '몸이 좋은 사람'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만들어내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요. 은전님이 무력감을 느끼고 "썼던" 것처럼, 무력감 다음의 발걸음을 함께 내려면 저는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답을 알 것도 같지만 모르는 것도 같아 어설픈 질문을 드려봅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조금씩, 대학에 가서 구체적으로 인권활동가의 삶을 꿈꿨습니다. 그렇지만, 인권의 세계를 알면 알수록 제 무지와 경솔, 부끄러움과 대면하는 것이, 나도 모르게 갖고 있던 편견과 위선에 놀랐던 것 때문에 자신이 없어 어쩌면 다른 길(?)로 우회했어요. 은전님께서는 혹시 저와 같은 감정은 없으셨는지, 그럴 때 어떠셨는지, 어떤 선택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p.101 ~102 :  "싸운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뼈가 저리도록 처절하게 알지. 그래서 싸우는 사람들의 곁을 떠날 수가 없어." 그땐 몰랐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두 문장 사이에 전혀 인과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웠다. 사람들은 '알기 때문에' 떠났다. '안다는 것'과 '감당한다는 것' 사이엔 강이 하나 있는데, 알면 알수록 감당하기 힘든 것이 그 강의 속성인지라, 그 말은 그저 그사이 어디쯤에 부단히 헤엄치고 있는 사람만이 겨우 할 수 있는 것이었다. 

  • [질문3] 저의 가슴에 깊숙이 찔리는 문장이었습니다. 감당하지 못해, 더 알려고 하지 않는 스스로의 못남을 들킨 기분이 들었어요. 저(같은 사람)에게 따끔하게 한마디 해주실 수 있을까요?


p.105 :  세상을 아는 가장 안전한 방식은 독서라고 했다. 그렇다면 가장 위험한 방식은 현장으로 들어가는 일. 박종필은 그것을 고집하는 사람이었다. 전자의 앎이 세상을 이해하고 싶은 욕망이라면 박종필의 앎은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열망일 것이다. 전장의 앎이 폭넓음을 지향한다면 박종필의 앎은 정확함을 지향할 것이다. ‘위험’이 가장 본질적 요소인 그런 앎이 있다. 

p.213 :  나는 ‘고통이 사라지는 사회’를 꿈꾸지 않는다. 여기는 천국이 아니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예수나 전태일처럼 살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들은 모두 일찍 죽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도록 몸을 사리며 적당히 비겁하게 내 곁에서 오래 살아주길 바란다. 그러므로 나는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고통에 대해 얼마간의 책임이 있고 어떤 의무를 져야 하는 것이다. …중략…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세상은 ‘싸우는 사람들이 사라지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p.228 :  어떤 문제를 ‘문제’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그 현실을 바꾸거나 최소한 직면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세상의 끝인 줄 알았던 거기가 최전선이었다. 나는 그런 이들의 저항이 세상의 지평을 넓혀왔다고 믿는다.

[질문4] 내 우물이 어디에 있고, 다른 사람의 우물과 어떻게 다른지 아는 것부터 세계관이 시작한다는 것, 사람들은 각자의 우물을 갖고 있다는 묘사(?)가 인상적이었어요. 그렇게 생겨난 세계관은 어느즈음 가면 ‘선명하고, 단호한 시선’을 갖게 되는거죠. 사회 변화의 방향에 대해 나의 세계관의 생긴 후, 나와는 다른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질문5] 책을 읽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는 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질문6]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고 글로 표현하는 자신의 마음은 어떻게 돌볼 수 있나요?

  • 추가 질문 -

[질문7] 세상의 구조도 이해하고, 변화에 대한 지향점은 있으나 더딘 변화, 또는 변화하지 않는것에서 오는 무력감은 또는 굴욕감(상황을 바꾸기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느끼는 상황)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요?

[질문8] 현재 우리의 상황에서 볼때 장애인의 적극적 탈시설 요구에 대해 적극 공감합니다. 그러나 만일 지금의 시설입소같은 형태가 아닌 국가의 적극적 개입과 지원이 있는 시설이 있다면 입장은 또 어떨까요? 

[질문9] (p.205)DxE(다이렉트 액션 에브리웨어)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적극공감하지만  직접적인 사회적 행동(유투브영상에 나오는 식당에서, 마트에서)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반감을 사는 경우도 있을것 같습니다. 많은 댓글을 보니 오히려 극과 극의 입장으로 구분되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럴 경우 어떤 방식의 논의와 행동이 필요할 지 궁금합니다. 


[질문10] 싸우고 있는 분들에 대한 사랑이 절절하게 느껴졌어요. 읽는 내내 감정이입이 확 되었달까요. 그러면서 어떻게 독자들이 확 빨려들어갈 수 있는 글솜씨를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언제부터 글을 쓰게 되었는지, 글쓰기는 어떤식으로 하고 계신지도요.

p.102 : 세상엔 자신의 유서를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싸움은 그들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싸움의 지속은 타인의 유서를 품고 사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김소연의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람의 울음을 이해한 자는 그 울음에 순교한다"

[질문11] 질문 1. 유일하게 후원하고 있는 노들의 이야기에 오랜만에 집중했습니다. 매일 신길역을 이용하니 가끔 떠오릅니다. 고장 선생님도요. 오래전 노들에서 스쳐지났던 사람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작가님은 정말 힘드실 때 어떻게 다시 회복하시나요. 

[질문 12] 동물권 얘기하면 사람부터 도와줘야한다고 말하잖아요 그럴 땐 뭐라고 답하시나요?


p186  : "시설은 '단절'을, 핸드폰은 '연결'을 의미하는 것이다." 

[소감과 질문13] 저는 이 책이 단절과 연결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단절은 단절인데, 숨겨져 있어서 발굴하는 거친 노동이 있어야만 말할 수 있는 '단절'이고, 핸드폰으로 상징되는 '연결'은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말하는 것조차 '일상적'이지만, 일상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강변해야만 하는 '연결'이어서 글로 담기에 버겁지만, 글로 담고 기록해야 하는, 저자의 말따나 '고통을 기록해야 하는' 연결이기에 평범한 날을 사는 저 같은 주부아빠에게는 낯선 세계로 다가옵니다. "세상을 아는 가장 안전한 방식은 독서"이고 "가장 위험한 방식은 현장으로 들어가는 일"이라며 박종필 감독에 대해 풀어쓰는 대목에서는 이해와 변화 사이에서 재고 판단하며 대부분 실행을 유보하는 제 자신의 유약함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일상과 평범이라는 시선으로 혹은 감각으로 포착되지 않는 '숨겨진(가려진) 일상과 평범'이라는 장에서 활동하고 겪은 이야기가, 저에게는 낯선 잔혹 동화처럼 느껴지도 합니다. 현실이 아닌 것 같은 세계처럼 느껴진다는 말입니다. 그런 현실을 마주하고 사는 사람(여기서는 활동가라 불리는 사람들)이 그 현장을 버티고 지킬 수 있는 힘은 어떻게 생겨나는 걸까요. 제가 겪고 감당하고 있는 세계와 강도가 다른 세계의 이야기 속에서 생각이 뒤엉키는 충격이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연대가 필요한 이야기에 관심을 갖도록 요청하는 글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굵고 묵직한 이야기 마지막에 다소 가볍게 요청하는 짧은 문장이 긴 여운을 남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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